멀칭(mulching)
봄이 온다
꽃소식이 한창이다.
게으른 농부의 발걸음 손놀림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길닦아 놓으면 문둥이가 먼저 지나간다던가
심어 놓은 석창포 모종 사이로 온갖 잡초들이 빼꼼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농부에게 있어서 잡초는 밀밭의 가라지이다.
잡초는 생육기간이 짧기 때문에 생육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
다년생 식물인 석창포는 기껏 자라야 30cm 그 위로 잡초가 뻗게되면
햇빛이 차단되어 생육이 불량할 뿐만 아니라, 땅속의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여
성장이 정지 된다.
그리고 일단 잡초가 뿌리를 내리면 뿌리가 왕성해져서, 석창포뿌리와 엉켜 잡초제거시
석창포의 뿌리가 함께 뽑히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문제는 일찍 발견하고 일찍 처방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롭다
전통적으로 잡초를 방제하는 방법으로 김매기외에 여러가지 방법이 시도 되어왔다
그 중 하나가 멀칭이다.
대부분의 잡초 씨앗은 광발아성이다. 햇빛을 보아야 싹이 튼다는 말이다.
그래서 토양의 표면을 볏집이나, 검은 비닐로 피복하면 잡초의 발아를 상당정도 막을수 있다.
그래서 나의 농원에는 지금 이 피복작업이한창이다.
근데 다움농원에서 개발한 피복방식은 완숙 퇴비를 이용한 멀칭이다.
퇴비는 인근 축산농가에서 생산된 축분을 완숙시킨 것이다.
완숙된 퇴비는 식물에게는 더 할수 없이 맛난 진수성찬이다.
우리에게 더러워 보이는 것이 식물에겐 가장 맛난 음식이 된다.
이렇게 인간과 식물은 정반대의 지점에 서서 서로를 완벽하게 보완하는 관계이다.
완숙된 퇴비를 작물 위로 2-3cm 두께로 깔아 주면 일단 새로운 잡초발아가 안되고 발아가 된것도 2-3cm 묻히면서 대부분 산소 공급이 중단되어 고사한다.
이렇게 피복이 된 토양은 직사광선으로 보호되어 수증기 증발이 억제되고 봄가뭄을
이기는데 도움될뿐만 아니라, 비가 왔을때에도 토양이 유실되는것을 막을수 있다.
그리고 석창포는 다비성 작물이며 습을 좋아하는 식물이라 거름 피복은 이 두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최상의 방법임이 다년간의 실험결과 입증되었다.
농업은 정말 타이밍의 예술이다.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엉망의 결과가 나오지만 적절한 조건을 맞춰 주면 그 한계를
제한 할수 없을 정도의 놀라운 결과가 나오는 것이 또한 농업이다.
게으른 농부의 머리는 쉼없이 돌아가고 있다. 선친께서 물려주신 40년의 축적된 경험은 일반농가와의 생산력 격차를 3배이상 벌려 놓았다.
풀과의 전쟁에서 제초제 사용의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않다. 하지만 인간의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는것 이상의 가치를 다른 데서 찾지 못했다. 음식은 곧 우리의 몸이다. 즉 신토불이다. 흙이 건강하지 못하고 위의 사는 어떤것이 건강하기를 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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